2019. 6. 3. 15:08ㆍ관심꺼리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피부에 탄력이 없어지고 주름이 생깁니다.
그리고 살 껍데기가 쳐지는 현상도 발생하죠.
흔히 주위의 노인들을 보면 알수있습니다.
제가 어릴때 할머니의 손을 봤을때도...
그 이후로 나이가 든 노인들을 볼때에도...
이런 쭈글쭈글해진 살이 잘 보였습니다.
딱히 보기싫은건 아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저렇게 되는구나...
저렇게 약해지다가 세상을 떠나게 되는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죠.
그리고 여기에도 노인의 손이 있습니다.
저 손은
초등학교때부터 오락실 가다가 걸렸을때 신나게 날 때렸습니다.
저 손은
다쳐서 아파서 울때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저 손은
집안일을 하느라 쌓인 모든 피로와 흔적이 축적되어있습니다.
저 손은
내가 슬픈일이 있을때 나에게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저 손은
나에게 기쁜일이 생기면 함께 기뻐하며 손을 맞잡아 주었습니다.
저 손은
아들 둘을 거의 혼자서 키우다시피 한 세월의 흔적이 있습니다.
저 손은
가족을 향한 무한한 사랑이 깃든 손입니다.
언제였던가... 그 듬직하고 커 보이던 아버지의 몸이 작아보였을때...
세월이 많이 지났음을 느꼈습니다.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면서 얼굴을 보고있으면...
주름이 하나 더 늘어난것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무서운 표정으로 날 때리던 어머니의 얼굴이...아닙니다.
세월이 지나 힘이 많이 빠진...
노인의 얼굴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느덧 70살이 넘은 어머니.
노인이라 불려도 아무 이상할것이 없는 나이입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던걸까요?
제가 깨닫지 못했을 뿐이었을까요?
아니면 세월이 많이 흘러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던걸까요.
종교인으로 하느님을 위해 살아가려했던 울 어머니.
정열적으로 대쉬하는 아버지의 꼬임에 넘어가 속세로 돌아와
아들 둘 낳고, 당리집에 문패도 달게 해드리고
혼자서 열심히 가정을 지키고 꾸려나갔던 어머니.
이제는 손자, 손녀들과 함께 남은 여생을 여유롭게 지내려하셨지만
무심하게도 먼저 떠나신 아버지.
남은 날은 손자 손녀들 자라는거 보실수 있으실때까지 지켜보시고
하늘로 떠나시거든 기다리고 계실 아버지께
이런저런 많은걸 겪고 봤다고 자랑하시라고...
현실은 여전히 미덥지못한 아들둘이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만 보여드리고 있고..
시간은 그 누구에게도 기다려주는 법 없고...
모든 사람에게 가장 공평한것은 죽음이라.
난 저 손이 좋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보다는 아빠가 좋고, 어머니 보다는 엄마가 좋습니다.
내가 몇살이 되든 나는 엄마 속 많이 썩인 막내아들일 뿐입니다.
어느덧 어엿한 가장이 되어 가족을 이끄는 듬직한 그런모습은 필요없습니다.
까불거리고 같이 대화도나누고, 먹을것도 먹고...
그런 막내아들입니다.
앞으로 건강하게만 지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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